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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타임 때 유니폼 교환하면 생기는 일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6일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는 홈구장인 셀허스트 파크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맞붙었다. 1-1로 전반전이 끝난 후 선수들은 경기장을 떠나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때 팰리스의 윙백 다니엘 무뇨스가 맨시티의 스타 공격수 엘링 홀란드에게 다가갔다. 콜롬비아 출신의 무뇨스는 홀란드에게 셔츠를 교환하자고 말했고, EPL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노르웨이 공격수는 이를 받아들였다. 공교롭게도 전반전에 조용했던 홀란드는 후반전에 골을 기록했고, 경기는 맨시티의 4-2 승리로 끝났다.팬들은 현대 축구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소셜미디어(SNS)에 표출했다. “경기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그렇게 힘드나”, “클럽 순위가 강등권에 가까운데 스타 선수 셔츠나 탐내다니”, “그런 행동은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는 경기장이 아니라 터널에서나 해야지” 등으로 무뇨스에 불만을 표시했다. 절차상 선수들의 행동에는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팬들은 왜 그렇게 하프 타임 때 셔츠 교환을 싫어하는 것일까? 축구 역사상 첫 번째 셔츠 교환은 역사적으로도 라이벌인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에서 나왔다. 두 나라의 첫 번째 축구 경기는 1923년 5월 열렸다. 결과는 잉글랜드의 4-1 승. 그 후 5번의 경기를 더 했지만 승자는 언제나 잉글랜드였다. 1931년 5월 두 나라는 7번째 대결을 벌였고, 프랑스는 마침내 잉글랜드를 5-2로 꺾었다. 경기 후 프랑스 대표팀은 역사적인 첫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잉글랜드에게 셔츠 교환을 요청했다. 축구의 신성한 전통인 ‘셔츠 교환(shirt swapping)’은 이렇게 탄생했다. 경기 후 서로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셔츠를 교환하는 행위는 축구만이 가진 가슴 따뜻한 전통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이러한 전통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드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전반전이 끝난 후 하프 타임 때 벌어지는 셔츠 교환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예를 소개한다.2012~13시즌을 앞두고 아스널의 주장으로 클럽에 헌신적인 선수였던 로빈 반 페르시는 우승을 하고 싶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 이적했다. 맨유에 입단하면서 반 페르시는 “인생에서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언제나 제 안에 있는 어린 소년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 소년은 맨유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이 경솔한 발언으로 그는 아스널 팬들에게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이 찍힌다. 그런 상황에서 맨유와 아스널이 11월에 만났고, 전반전에 터진 반 페르시의 골로 맨유가 앞선 가운데 하프 타임에 들어갔다. 이때 아스널의 수비수 안드레 산토스가 반 페르시와 셔츠를 교환했고, 그의 셔츠를 자랑스럽게 어깨 위에 올리자 아스널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도 산토스의 적절치 못한 셔츠 교환을 비판했고, 결국 그는 사과해야 했다.2014년 챔피언스리그 B조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경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전반전을 3-0으로 리드한 상태에서 하프 타임에 들어갔다. 이때 리버풀의 마리오 발로텔리가 마드리드의 수비수 페페와 셔츠 교환한 것이다. 당시 리버풀 감독이었던 브랜든 로저스는 “다른 나라와 리그에서 이런 광경을 본 적은 있지만, 여기(잉글랜드)에서는 분명히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강조하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2016년 3월 같은 이슈가 터졌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첼시의 에당 아자르였다. 당시 첼시는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가졌다. 1차전에서 첼시는 이미 1-2로 패했기 때문에, 8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간절한 경기였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하프 타임 때 아자르는 생제르맹의 앙헬 디 마리아와 셔츠를 교환한 것이다. 승리를 간절히 바라던 홈구장의 관중들은 아자르의 철없는 행동에 격노했다. 당시 첼시의 임시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첼시 팬들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경기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프 타임 때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였던 카세미루와 루카 모드리치가 셔츠를 교환한 것이다. 이를 지켜본 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하프 타임 때 셔츠 교환을 비난하는 이들은 “축구는 90분간의 전쟁이지, 브로맨스가 아니야”라고 반응했다. 그에 반해 모드리치와 카세미루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그 둘은 그럴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는 팬들도 꽤 있었다. 모드리치와 카세미루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다섯 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합작했기 때문이다.필자는 현대 축구팬의 성향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다. 유럽클럽협회(ECA)의 2020년 조사에 의하면 24%의 영국인이 2개 이상의 클럽을 서포트한다고 답했다. 2019년 영국의 16세~24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2개 이상과 3개 이상의 클럽을 서포트하는 비율이 각각 46%, 27%라고 밝혔다. 축구의 전통을 중요시하는 찐팬이라면 뒷 목을 잡을 일이 젊은 세대에는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이다. EPL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등장한 많은 외국인 팬들도 이러한 경향에 동참하고 있다.‘반반 스카프’가 새로운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듯이, 하프 타임 때의 셔츠 교환은 젊은 선수들을 위시로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가 끊임없이 변하듯이, 축구 팬덤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축구의 전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에 클럽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하프 타임의 셔츠 교환이 싫은 것이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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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人] 최우식·손석구 못지않다…‘살인자ㅇ난감’ 또 다른 주인공 김요한

제대로 시선강탈이다. 배우 김요한이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주연 못지않은 활약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 이탕(최우식)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요한은 악인 감별 능력을 갖춘 이탕을 다크히어로의 세계로 이끌고 그를 돕는 노빈 역을 연기했다.노빈은 살인을 저지르는 이탕을 다크히어로로 여기는 인물로, 그의 사이드킥을 자처하면서 완전 범죄를 설계한다. 특히 노빈은 배트맨을 좋아하는 마니아인데, 그의 이름은 배트맨의 조력자인 로빈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히어로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은 노빈이란 캐릭터를 설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노빈의 등장은 ‘살인자ㅇ난감’을 흔든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선 “‘살인자ㅇ난감’의 진짜 주인공은 이탕도, 장난감도 아닌 노빈”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해커인 노빈은 경찰청 서버에 접속해 정보를 빼내고 이탕의 살인이 계속될 수 있도록 범죄의 주요 증거를 없애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듯한 그의 비주얼과 낯선 대사 처리 방식 등이 캐릭터에 입체감을 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노빈을 연기한 김요한이 발산하는 독특한 매력이다. 김요한은 노빈이라는 인물에 실제로 어디에선가 살아 있을 것만 같은 리얼리티를 더해 존재감을 발산한다.‘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오디션을 볼 때 김요한과 대화했는데 노빈을 하면 신선하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발굴했다”며 “노빈은 장난감에게 잡아먹힐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살짝 보면 모자란 사람 같은 말투, 날것의 연기를 원했다. 그래서 디렉션을 할 때도 연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중에게 아직 얼굴이 낯선 김요한은 지난 2019년 tvN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로 데뷔했다. 이후 ‘여신강림’, ‘술꾼도시여자들’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멍뭉이’에도 출연했다.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게 된 작품은 지난 2022년 방송된 tvN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이다. 김요한은 극 중 군대 내 가혹행위를 참지 못하고 총기 난사를 한 편상호 일병 역을 맡아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리얼함을 살린 디테일한 연기로 대중의 시선을 붙잡은 김요한. ‘살인자ㅇ난감’에서 주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친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이 모인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2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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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최다’ 역사도 보인다…앙리 넘어 루니와 이달의 선수 동률 이룰까

손흥민(토트넘)이 통산 다섯 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쥘까. 수상 시 역대 최다 기록에 한발 다가서게 된다.EPL 사묵구은 지난 4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24시즌 12월 이달의 선수 후보 8인을 발표했다. 12월에만 4골 4도움을 올린 손흥민이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리버풀) 마테우스 쿠냐(울버햄프턴) 모하메드 쿠두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마이클 올리세(크리스털 팰리스) 콜 팔머(첼시) 마르코스 세네시, 도미닉 솔란케(이상 본머스)와 수상을 다툰다. 만약 손흥민이 12월의 선수로 선정되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웨인 루니, 로빈 판 페르시(이상 은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금껏 네 차례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손흥민은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이상 은퇴) 등 전설들과 동률을 이뤘다. 이 상의 최다 수상자는 전 동료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은퇴)다. 둘은 각각 7회씩 이달의 선수로 뽑혔다. 손흥민이 12월의 선수로 선정된 후 두 차례만 이달의 선수상을 더 받으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에도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31세의 적잖은 나이에도 여전히 EPL 톱급 기량을 펼치고 있어 추가 수상도 노릴 수 있다. 손흥민은 12월에 치른 7경기에서 공격포인트 8개를 기록했다. 공격포인트로만 따지면 12월의 선수 후보 중 으뜸이다. 본머스 소속의 세네시와 솔란케가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이들은 12월 6경기에서 4승을 거둔 본머스의 핵심이다. 공격수인 솔란케는 한 달간 6골을 몰아쳤고, 수비수인 세네시는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동시에 세 차례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다만 이달의 선수는 팬과 전문가의 투표를 합산해 주인공을 가린다. 본머스 선수들의 표가 갈릴 수 있다는 변수가 있다. 손흥민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김희웅 기자 2024.01.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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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언더파 퍼펙트' 몰아친 이소미, Q시리즈 단독 선두 '수석 합격 보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도전한 이소미가 퀄리파잉시리즈(Q) 5라운드에서 선두에 올랐다. 이소미는 6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전 5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작성, 1~5라운드 합계 27언더파 331타로 선두에 올랐다. 4라운드까지 18언더파 268타 공동 2위에 올라있던 이소미는 이날에만 9타를 줄이며 선두를 꿰찼다.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7개를 몰아치면서 전날 선두였던 로빈 최(호주)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순위표 가장 위에 올라섰다. 총 6라운드로 진행되는 Q시리즈는 72홀 4라운드까지 절반의 선수들을 솎아낸 뒤, 이후 36홀 2라운드를 추가로 진행해 내년 시즌 LPGA 투어에 진출할 선수들을 결정한다. 최종순위 상위 20위 안에 들어야 내년 시즌 LPGA 투어 활동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내면 이소미는 Q시리즈를 수석 합격한다. 1997년 박세리부터 지난해 유해란까지 총 7명의 한국인 수석 합격생이 배출된 가운데, 이소미가 8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소미와 함께 LPGA투어에 도전한 성유진(17언더파)은 공동 5위를 유지했다. 2023시즌 KLPGA 투어 다승왕(4승) 임진희는 13언더파를 유지하며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홍정민은 이날 4타를 줄이며 10언더파를 작성, 공동 2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윤승재 기자 2023.12.0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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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강심장 페널티킥' 시즌 8호골 폭발…허망한 패배에도 '최우수 선수' 쾌거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골이 또 터졌다. 이번 시즌에만 벌써 8호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7번째 골이다. 자신이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가운데로 강하게 차는 강심장 페널티킥으로 상대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다만 황희찬의 값진 골은 팀의 허망한 패배로 빛이 바랬다. 울버햄프턴은 페널티킥으로만 연속골을 실점하며 스스로 무너졌다.황희찬은 28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브 코티지에서 열린 2023~24 EPL 13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풀타임 출전해 페널티킥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활약했다. 지난달 29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이후 약 한 달만의 득점이자 이달 5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 어시스트 이후 2경기 만의 공격 포인트다. 이날도 골을 추가하면서 황희찬은 EPL 7골·2도움, 리그컵 1골 등 한 시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8골·2도움)도 채웠다. EPL 7골은 압도적인 팀 내 1위다. 황희찬의 뒤를 이어 팀 내 득점 2위는 3골을 넣은 마테우스 쿠냐다.황희찬은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30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키며 환하게 웃었다. 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에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그는 직접 키커로 나섰고, 가운데로 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이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면뿐만 아니라 황희찬은 전반 14분 강력한 슈팅이 크로스바에 강타하거나 후반 추가시간 막판 날카로운 슈팅이 골대를 살짝 외면하는 등 경기 내내 풀럼 골문을 위협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을 비롯해 폿몹, 소파스코어 등 각종 매체 평점에서 팀 내 최고점을 받은 건 이날 황희찬의 존재감을 고스란히 보여준 지표였다.황희찬은 다만 골을 넣고도 웃지 못했다. 자신의 값진 동점골로 2-2 균형을 맞췄지만, 후반 추가시간 막판 울버햄프턴이 통한의 결승골을 실점한 탓이다. 특히 울버햄프턴은 이날 2, 3번째 실점 모두 페널티킥으로 허용하며 자멸했다. 2골 모두 첼시·아스널 등에서 뛰었던 윌리안이 성공시키면서 울버햄프턴을 무너뜨렸다.이날 패배로 울버햄프턴은 직전 라운드에서 토트넘을 2-1로 제압했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승점 15(4승 3무 6패)로 12위에 머물렀다. 원정에선 지난 셰필드전에 이어 2연패다. 반대로 풀럼은 울버햄프턴을 제물로 최근 리그 2연패 포함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의 흐름을 끊어내면서 14위로 올라섰다. 울버햄프턴과는 승점 동률(4승 3무 6패)이다.울버햄프턴은 내달 3일 오전 0시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선두 아스널과의 EPL 14라운드 원정 경기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황희찬도 어김없이 선발로 나서 아스널 골문을 노리게 될 무대다. 아스널 원정은 황희찬이 지난해 2월 골을 터뜨렸던 경기이기도 하다. 이날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 쿠냐가 투톱을 이루고, 라얀 아이트누리와 주앙 고메스, 마리오 르미나, 장리크네트 벨가르드, 넬송 세메두가 2선에 포진하는 3-5-2 전형을 가동했다. 토티 고메스와 막시밀리언 킬먼, 산티아고 부에노는 수비라인을, 주제 사는 골문을 각각 지켰다.경기 초반 분위기는 홈팀 풀럼이 잡았다. 전반 1분 만에 라울 히메네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초반 기세는 전반 7분 선제골로 이어졌다. 알렉스 안토니 로빈슨의 패스를 받은 알렉스 이워비가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찬 왼발 슈팅이 울버햄프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풀럼은 톰 케어니의 슈팅 등으로 울버햄프턴을 압박했다.분위기를 바꾼 건 황희찬의 슈팅 하나였다. 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진영으로 파고든 황희찬은 레미나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아크 정면에서 찬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아쉬움을 삼킨 장면이었지만, 이 슈팅은 경기 초반 분위기를 바꾼 한 방이 됐다.결국 울버햄프턴이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전반 22분 벨레가르드의 측면 크로스를 쿠냐가 헤더로 연결했다. 쿠냐의 헤더는 골문 왼쪽 하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황희찬은 쿠냐도 앞선에 서서 상대 수비의 시선을 빼앗으며 힘을 보탰다. 동점골을 실점한 풀럼이 재차 추가골을 위한 공세에 나섰다. 다만 이워비의 왼발 중거리 슈팅을 비롯해 케어니, 로빈슨의 슈팅이 잇따라 골문을 외면하거나 수비벽에 막혔다. 결국 전반은 1-1로 맞선 채 마무리됐다. 울버햄프턴은 전반전 점유율에서 44%로 다소 열세였고, 특히 슈팅 수에선 2-6으로 크게 밀렸다. 2개 중 1개가 골대를 강타한 황희찬의 슈팅이었다.후반전 포문은 울버햄프턴이 열었다. 후반 1분 만에 쿠냐가 헤더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2분 뒤엔 레미나의 왼발 중거리 슈팅까지 나왔다. 다만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9분 킬먼의 헤더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후반 초반 기세를 살리지 못한 울버햄프턴은 오히려 후반 14분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윌리안이 오른쪽 구석 하단으로 깔아 차 균형을 깨트렸다.울버햄프턴이 곧장 반격에 나섰다. 세메두와 레미나의 슈팅 등을 앞세워 동점골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후반 30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역습 상황에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황희찬은 상대 수비수에 맞고 공이 뒤로 흐르자, 헤더로 한 차례 트래핑하며 공 소유권을 잡았다. 이후 페널티 박스 안 경합 상황에서 수비수에 밀려 넘어졌다. 주심은 단호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황희찬이 직접 키커로 나섰다. 황희찬은 방향을 선택하는 대신 가운데로 강하게 차는 강심장 선택을 했다. 골키퍼가 몸을 날리면서 황희찬의 슈팅은 그대로 풀럼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시즌 8호골이자 EPL 7호골을 터뜨리는 순간이었다. 황희찬은 왼쪽 가슴에 새겨진 울버햄프턴 엠블럼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골에 대한 기쁨과 구단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2-2로 팽팽히 맞선 뒤엔 극적인 결승골을 위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풀럼 케어니의 슈팅엔 울버햄프턴 도허티의 슈팅으로 응수했다. 경기가 막판으로 향할수록 홈팀 풀럼의 공세가 더 세졌다. 이워비와 해리슨 리드의 슈팅이 나왔다. 다만 풀럼 역시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정규시간은 2-2로 팽팽히 맞선 채 마무리됐다.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균형이 깨졌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울버햄프턴의 파울이 나오면서 또다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주심은 VAR을 거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다시 키커로 나선 윌리안이 이번엔 왼쪽으로 페널티킥을 차 균형을 깨트렸다. 울버햄프턴 입장에선 치명적인 실점이었다.궁지에 몰린 울버햄프턴은 또 한 번 극적인 동점골을 위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막판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찬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경기는 울버햄프턴의 2-3 패배로 막을 내렸다. 이날 황희찬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3개의 슈팅을 시도해 1골을 넣었다. 패스 성공률은 69%(11회 성공)였고, 특히 풀럼 박스 안에서 4차례나 공을 터치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지상볼 경합 상황에선 5차례 중 3차례를 이겨내는 존재감도 보여줬다. 3개의 파울을 얻어냈고, 이 가운데 1개는 귀중한 페널티킥으로 이어졌다.폿몹 평점은 무려 8.2점이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울버햄프턴 선수 8명은 5~6점대 평점이었고, 나머지 2명도 7점대였던 반면 황희찬만 홀로 8점대 이상의 평점을 받았다. 양 팀 통틀어도 3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소파스코어 평점에서도 7.6점을,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선 7.5점을 각각 기록했다. 두 매체 역시 평점은 팀 내 최고점이었다. 울버햄프턴이 이날 2-3으로 패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인상적인 평점이었다. 그만큼 황희찬이 보여준 경기력만큼은 임팩트가 컸다는 뜻이었다.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경기 공식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김명석 기자 2023.11.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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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EPL 대기록' 또 보인다…이달의 선수상 통산 4번째 수상 도전

손흥민(토트넘)이 또 다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이번엔 이달의 선수상 통산 4회 수상이다. 만약 9월 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면 티에리 앙리,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등 내로라하는 EPL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개인 기록과 팀 성적 등을 종합하면 손흥민의 9월 이달의 선수상은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그야말로 뜨거운 9월을 보냈다. 한 달간 EPL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무려 6골을 터뜨렸다.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아스널전 멀티골, 리버풀전 한 골을 각각 기록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이 유일한 무득점 경기였다.뜨거운 화력쇼의 출발은 지난달 2일 번리 원정이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자리를 옮긴 손흥민은 무려 3차례나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침묵을 해트트릭을 통해 깨트렸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적 이후 토트넘의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고민을 털어낸 활약상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 컸다.셰필드전에서 숨을 고른 손흥민은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선 주인공이 됐다. 실점을 허용할 때마다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0-1로 뒤지던 전반 42분, 1-2로 뒤지던 후반 10분 잇따라 아스널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전 멀티골로 손흥민은 각종 대기록도 썼다. 아스널의 새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런던 더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최초의 토트넘 선수가 됐고, 경기장과 무관하게 북런던 더비 원정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것도 무려 30년 만의 일이었다. 손흥민의 기세는 리버풀전에서도 이어졌다. 전반 36분 만에 히샬리송의 패스를 문전에서 절묘하게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귀중한 선제골은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끈 발판이 됐다. 손흥민은 이 골로 유럽 통산 200골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다.손흥민이 9월 4경기에서 넣은 6골은 EPL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다. 그나마 득점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5골·1도움을 기록했지만 손흥민보다는 한 골 부족하다. 결정적으로 손흥민이 6골을 넣은 9월 한 달간 토트넘은 3승 1무로 무패행진을 달렸다. 맨시티는 3승 1패. 개인 기록은 물론 팀 성적에서도 손흥민이 우위다. 9월 이달의 선수상 수상을 기대해 볼 만한 배경이다.현지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건 덤이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엘리트 센터 포워드로서 커리어의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압박 능력, 경기를 읽는 능력, 놀라운 마무리 능력을 앞세워 치명적인 공격수로 거듭났다”고 극찬했다.이어 “지난 시즌엔 케인이 EPL 득점왕 타이틀을 두고 홀란에게 도전하는 양상이었다면, 이번 시즌엔 4번의 원톱 선발 출전만으로 6골을 넣은 손흥민이 홀란에게 도전할 것”이라며 “손흥민은 이미 홀란이 EPL에 오기 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고 조명했다. 이러한 상승세 속 손흥민이 9월 EPL 이달의 선수상까지 품으면, 손흥민은 역대 4차례나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4회 이상 수상은 EPL 역사상 단 15명만 이뤘다. 이 부문 역대 4차례 수상자는 앙리와 램파드, 스콜스, 살라 등 내로라하는 레전드들이다. 손흥민도 이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손흥민이 거듭 써내려 온 또 다른 EPL 대기록이다.뿐만 아니라 4회 수상 이후엔 그 이상의 선수들에게도 곧바로 도전장을 내민다. 5회 수상은 웨인 루니와 로빈 판페르시, 6회 수상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스티븐 제라드다. 여기에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해리 케인이 7회 수상으로 이 부문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9월 손흥민의 기세를 돌아본다면 9월뿐만 아니라 그 이후로도 수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측면이 아닌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겨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분명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앞서 손흥민은 지난 2016년 9월(4골·1도움) 2017년 4월(5골·1도움) 2020년 10월(4골·2도움)에 각각 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한 달 동안 6골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6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을 때 수상의 영예가 찾아왔다. 손흥민은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EPL 9월 이달의 팀에도 홀란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제 남은 건 EPL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상이다.김명석 기자 2023.10.03 13:41
해외축구

손흥민 '새 역사'까지 썼다…아스널전 멀티골 폭발, 쏟아진 각종 기록들

손흥민(토트넘)이 북런던 더비 ‘새 역사’를 썼다. 무려 30년 만에 아스널 원정에서 멀티골을 넣었고, 아스널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멀티골을 넣은 건 손흥민이 최초다. 토트넘에 공식전 150골, 유럽 무대 통산 199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득점 28위 등 다양한 기록들도 쏟아냈다.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EPL 6라운드 원정 경기 ‘북런던 더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지난 2일 번리 원정 해트트릭(3골)에 이어 2경기 만에 재가동한 득점포다. 토트넘은 아스널에 실점한 뒤 궁지에 몰리고도 번번이 손흥민의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부담스러운 아스널 원정길에서 값진 승점 1을 따냈는데, 손흥민이 그 주인공이 됐다.아스널 원정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손흥민은 각종 기록들을 쏟아냈다. 스쿼카, 옵타 등에 따르면 손흥민은 우선 아스널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런던 더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역사상 최초의 토트넘 선수가 됐다. 아스널은 아스널 스타디움(하이버리 스타디움)을 쓰다 2006년부터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새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아스널 경기장과 무관하게 북런던 더비 원정에서 토트넘 선수가 멀티골을 넣은 것도 무려 30년 만의 일이다. 손흥민에 앞서 지난 1993년 5월 존 헨드리가 아스널 원정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바 있다. 이후 30년 간 그 어떤 토트넘 선수도 아스널 원정에서 열린 북런던 더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적이 없는데, 손흥민이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뿐만 아니다. 손흥민은 이번 원정에서 2골을 기록, 역대 북런던 더비 최다골 4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티에리 앙리, 가레스 베일, 로빈 판페르시(이상 5골)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손흥민은 이날 2골을 넣으며 앞선 선수들을 넘어섰다. 손흥민에 앞선 선수들은 해리 케인(14골) 엠마누엘 아데바요르(10골) 로베르 피레스(8골)다.의미 있는 개인 기록들도 쏟아냈다. 이날 2골을 넣으면서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9시즌 만에 통산 150골 고지를 밟았다. 지난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그는 EPL 108골과 FA컵 14골, 리그컵 4골,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24골 등 150골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대 선수들 가운데 손흥민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280골) 지미 그리브스(266골) 등 5명뿐이다. 손흥민은 5위 클리프 존스(159위)와 격차도 한 자릿수도 줄이며 토트넘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또 개인 유럽 통산 199골을 기록하며 200호골에도 단 1골 차로 다가섰다. 2010~11시즌 함부르크(독일)에서 데뷔해 유럽 데뷔전·데뷔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이후 함부르크에서 20골, 레버쿠젠(독일)에서 29골을 넣었다. 나아가 토트넘에서 150골을 추가하면서 유럽 통산 199골을 기록했다. 이제 1골만 더 넣으면 손흥민은 유럽에서만 200골을 넣은 선수로 남게 된다.골을 넣을 때마다 오르고 있는 EPL 통산 득점 순위도 어느덧 28위까지 올라섰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공동 33위였던 손흥민은 번리전 해트트릭과 아스널전 멀티골을 더해 EPL 통산 108골로 피터 크라우치와 함께 공동 2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호날두, 디디에 드로그바, 폴 스콜스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쳤다. 앞으로도 1골씩 넣을 때마다 순위가 오른다. 27위 라이언 긱스와는 단 1골 차고, 에밀 헤스키, 사디오 마네 등도 1골 차로 손흥민보다 앞서 있다.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 타이틀(23골)을 품었던 2011~22시즌 이후 2시즌 만의 득점왕 경쟁에도 가세했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8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도 5골로 2위에 올라 있다. 최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출전시키고 있고, 이 과정에서 득점포가 살아난 만큼 향후 득점왕 레이스에도 불이 붙게 됐다. 새 역사와 대기록들을 잇따라 남긴 아스널전 멀티골 역시도 이른바 ‘손톱’ 효과였다. 이날 손흥민은 4-2-3-1 전형의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출전했다. 2선엔 브레넌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포진했고, 이브 비수마와 파페 마타르 사르가 중원에 포진했다. 데스티니 우도지와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을,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각각 지키는 형태였다.토트넘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전반 26분 수비수 로메로의 자책골로 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42분 역습 상황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넣었다. 매디슨이 페널티 박스 왼쪽을 완전히 무너뜨린 뒤 컷백을 내줬고, 손흥민이 왼발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자신의 첫 번째 슈팅을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로메로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해 다시 1-2 리드를 빼앗긴 상황. 궁지에 몰린 토트넘을 구해낸 건 이번에도 손흥민이었다. 후반 10분 상대 공을 가로챈 매디슨이 역습을 전개했고, 손흥민도 반대편에서 전력 질주했다. 매디슨이 내준 패스를 손흥민은 반박자 빠른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아스널 골망을 흔들었다. 각종 대기록이 쏟아지는 멀티골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멀티골을 넣은 뒤 원정 응원에 나선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 뒤 포효했다.이후 손흥민은 후반 24분에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수에 막혔다. 해트트릭 기회가 있던 경기였지만 후반 34분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3개의 슈팅 중 2개가 득점으로 연결됐고, 패스 성공률은 무려 93%였다. 무엇보다 토트넘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 멀티골을 터뜨렸으니, 이번 북런던 더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EPL 6라운드 베스트11으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BBC는 “토트넘이 강인한 모습이 필요할 때 손흥민이 많은 걸 보여줬다. 토트넘의 2골 모두 손흥민이 훌륭하게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그동안 손흥민에 대한 평가가 박했던 이브닝 스탠다드도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벌써 지난 시즌 10골의 절반을 넣었다. 득점 외에도 존슨에게 첫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고 극찬했다.높은 평점으로 이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평점 9점, 스카이스포츠와 풋볼런던은 8점을 각각 매겼다. 폿몹과 소파스코어 평점은 나란히 8.8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았고, 후스코어드닷컴은 8.12점이었다. 스쿼카는 “쏘니(Sonny·손흥민)는 레전드”라고 표현했다. 이날 손흥민의 존재감을 한마디로 보여준 평가였다.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매디슨은 다른 레벨에 있었다. 특히 손흥민은 리더로서도, 선수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을 원톱으로 배치했는데 열심히 뛰어줬다. 그는 팀을 언제나 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공격을 마무리할 능력도 보유한 선수"라며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달성한 150골은 정말 자랑스럽고 특별한 이정표다. 하지만 (득점보다) 오늘 가장 중요했던 건 우리가 하나로 뭉쳐 싸웠다는 점이었다. 다음 경기엔 더 강한 모습으로 많은 걸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김명석 기자 2023.09.25 12:02
연예일반

‘스트라빈스키’ 12월 개막 확정… 5월 3일까지 오디션 서류 접수

뮤지컬 ‘스트라빈스키’가 개막을 앞두고 배역 선발 오디션을 개최한다.제작사 쇼플레이는 뮤지컬 ‘스트라빈스키’가 올 12월 초연되며 이에 앞서 배역 선발 오디션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스트라빈스키’는 ‘니진스키’(2019), ‘디아길레프’(2022)에 이은 인물 뮤지컬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제작사 쇼플레이는 시리즈 뮤지컬의 새로운 길을 연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뮤지컬 마니아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 ‘베어 더 뮤지컬’로 매 시즌 대학로에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기존 마니아 극들과 상반된 분위기의 ‘로빈’까지 흥행에 성공시키며 다음 작품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이번 공연은 ‘니진스키’, ‘디아길레프’의 김정민 작가와 성찬경 작곡가, ‘베어 더 뮤지컬’의 이재준 연출이 의기투합해 만든다. 2인극으로 풀어낼 계획이라 색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제작사 관계자는 “발표하는 음악마다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스트라빈스키의 명성과 예술혼을 담아낸 피아노 연주가 작품의 매력과 몰입감을 높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스트라빈스키’의 주인공을 찾는 오디션에서는 극에 등장하는 술리마 스트라빈스키 역과 로버트 크래프트 역을 모두 캐스팅한다. 술리마 스트라빈스키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아들. 자식 가운데 유일하게 아버지와 같은 음악의 길을 선택했으나 아버지에 대한 이중적인 마음을 느끼는 인물이다. 로버트 크래프트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유일한 제자다. 스트라빈스키의 아들로 오해받을 정도로 그의 곁에서 많은 것을 도왔다.오디션은 다음 달 개최된다. 서류 접수는 다음 달 3일 오후 1시까지 온라인에서 가능하다.쇼플레이 관계자는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 3부작을 완성시키는 작품인 만큼 오디션을 통해 숨겨져 있던 실력자 발굴을 기대한다”고 말했다.뮤지컬 ‘스트라빈스키’는 올 12월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4.20 15:37
영화

DCU가 작정하고 만드는 히어로군단 ‘더 어소리티’ 파헤치기

DCU는 MCU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시네마틱 유니버스(CU)는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의 핵심 아이디어다. 거대한 하나의 세계관에서 여러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영화로 통합되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전세계에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상업적인 성공을 이뤘다. 미국 만화 회사의 양대산맥인 마블과 DC는 각 ‘마블 유니버스(MCU)’와 ‘DC 유니버스(DCU)’라는 세계관으로 실사 슈퍼히어로 영화를 만들어왔다.이 중 성공적으로 세계관을 구축한 것은 MCU다. 마블 스튜디오는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헐크, 블랙위도우,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등 히어로 단독 영화를 ‘페이즈’ 단위로 전개하고, 이를 하나의 플랫폼인 ‘어벤져스’ 시리즈로 통합하는 방식을 썼다. MCU는 코믹북을 기반으로 히어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풀어냈고, 이들이 만나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는 각 캐릭터들의 사상이 충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잘 이끌어냈다.반면 DCU의 세계관은 마블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DC도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 등 히어로 IP를 영화화하고 이를 ‘저스티스 리그’로 묶어내는 방식을 썼지만, 콘텐츠의 기본기인 서사에 설득력이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4편이 제작되며 인기를 얻는 동안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는 별다른 후속편을 내놓지 못했다.◇ DC의 새로운 세계관 속 ‘더 어소리티’의 등장DC 스튜디오는 결국 DCU 세계관을 완전히 재조립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을 공동 CEO로 세우고, 기존 슈퍼맨 영화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 역을 맡았던 헨리 카빌을 차기 슈퍼맨 영화에서 제외했다. 제임스 건은 “우리가 영화, TV, 애니메이션, 게임 전반에 걸쳐 응집력 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피할 수 없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새로운 DCU는 마블의 ‘페이즈’처럼 ‘챕터’ 단위로 펼쳐질 예정이다.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언론과의 대화에서 DCU 챕터1 계획을 발표하고 5개의 영화와 5개 드라마 시리즈 타이틀을 공개했다. DCU 챕터1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신과 괴물들’이다.DCU 챕터1의 시작은 2025년 7월 개봉을 목표로 하는 ‘슈퍼맨: 레거시’다. 이 밖에 배트맨과 로빈의 ‘더 브레이브 앤드 더 볼드’(가제), 공포물 ‘스웜프 씽’,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 ‘더 어소리티’ 등 총 5편의 영화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DCU에서 익숙한 히어로인 슈퍼맨과 배트맨, 슈퍼걸이 나오고, 식물을 조종하는 능력의 또다른 히어로 스웜프 씽이 새롭게 등장했다.이 중 관심을 모으는 영화는 ‘더 어소리티’로, 이 영화는 앞선 4개 영화처럼 단독 히어로물이 아닌 ‘팀 히어로’물이다. 어소리티 팀은 DC코믹스 산하 와일드스톰이 지난 1999년에 만든 만화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DC와 와일드스톰이 합쳐지면서 간간히 어소리티 세계관과 DC 코믹스가 섞였지만, DC 영화에서는 한번도 다뤄진 바 없다. 때문에 어소리티가 이번 DCU 챕터1에 편입되자 팬층들 사이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정통 히어로의 반란 ‘어소리티’ 팀은 누구?어소리티 팀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특이한 캐릭터성 때문이다. 그동안 DC가 주요하게 다룬 슈퍼히어로는 ‘절대 선’을 지향하는 슈퍼맨과 어떠한 경우에도 ‘불살주의’를 유지하는 배트맨이었다. 선을 이루는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캐릭터는 정의를 향한 가치관이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반면 ‘더 어소리티’는 정통 히어로가 가진 아이덴티티를 거부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정의를 이루는 파괴적인 히어로다. 어소리티 팀은 도덕적으로 회색에 가깝다. 제임스 건은 어소리티에 대해 “그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의도를 갖고 있지만, 세상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생각한다”며 “(망가진 세상을) 고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을 죽이고, 국가 원수를 파괴하고, 정부는 바꾸는 등 ‘자기 손’에 세상을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표현했다.어소리티 팀의 리더는 제니 스파크로 ‘20세기 정신’이라도고 불린다. 세기의 정신이기 때문에 1세기가 시작될 때마다 태어나고,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죽는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제니 스파크는 이미 1999년 12월 31일에 죽은 인물로, 그를 잇는 새로운 ‘21세기 정신’은 제니 퀀텀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다.슈퍼맨과 배트맨을 염두에 두고 태어난 캐릭터도 있다. 태양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아폴로와, 머릿속에 슈퍼 컴퓨터로 강한 정신력을 지닌 미드나이터다. 이 밖에 도시 구조물을 자기 의지대로 변형하며 사용하는 능력의 잭 혹스무어, 온몸이 액체금속으로 이뤄진 엔지니어, 강력한 현실 조작 능력을 지닌 닥터, 몸에 날개가 달린 스위프트 등 6명의 멤버가 ‘오리지널’이다.아직 DCU가 새롭게 만드는 ‘더 어소리티’ 팀이 어떻게 구성될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저스티스 리그의 ‘선한 사상 팀’과 어소리티의 ‘나쁜 사상 팀’을 대조시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제임스 건은 “스토리텔링이 가장 최우선이며 우리의 모든 관심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롭게 펼쳐질 DCU 이야기를 기대해본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17 06:30
메이저리그

'멕시코 전설' 발렌수엘라, LAD 영구결번 오른다

1980년대 LA 다저스를 상징했던 왼손 에이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팀 영구결번이 됐다.다저스 구단은 5일(한국시간) 구단 팬 페스티벌이 열리는 가운데 "(앞으로) 다른 34번 선수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발렌수엘라, 당신의 34번이 영구결번된 걸 축하한다"고 발표했다.멕시코 출신인 발렌수엘라는 1980년대 미국의 멕시코 계 이민자들에게 영웅으로 떠올랐던 야구 스타다. 1980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했고 본격적으로 빅리그에 자리 잡은 1981년 특급 활약을 펼쳤다. 데뷔전부터 8경기 연속 9이닝 투구(5완봉)로 8연승을 거두고 혜성같이 떠올랐다. 열광적인 인기에 그의 경기마다 관중들이 몰려 '페르난도매니아'라는 단어까지 생겼다. 발렌수엘라를 앞세운 다저스는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2패 후 4연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발렌수엘라는 시즌 후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신인왕⋅사이영상 동시 수상의 주인공도 됐다.한국과도 인연 아닌 인연이 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013년 다저스와 계약해 데뷔했을 당시, 가장 많이 비교된 선배가 바로 발렌수엘라다. 외국 출신의 넉넉한 체격도 같았고, 결정구인 써클 체인지업과 스크류볼의 성격도 비슷했던 탓이다.10년 동안 다저스에서 뛴 후 1997년까지 빅리그에 남았던 발렌수엘라는 은퇴 후 LA로 돌아와 구단 스페인어 해설로 동행을 이어가던 중 영구결번이라는 선물까지 받게 됐다. 샌디 쿠팩스, 피 위 리즈, 토미 라소다, 듀크 스나이더, 재키 로빈슨 등 쟁쟁한 영구결번 선배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됐다.MLB닷컴에 따르면 발렌수엘라는 "많은 전설들이 포함된 그룹의 일원이 돼 영광"이라며 "하지만 영구결번은 선수일 때 그리고 (해설로)구단에서 일할 수 있게 나를 지원해준 팬들을 위한 것이다. 내 커리어를 지지해준 모든 이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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